Insider Circle · Vol.II
[Insider Circle] 시계 애호가의 살롱: 콤플리케이션 워치 입문자가 가장 먼저 배우는 다섯 가지 기능
처음 고급 시계의 세계에 들어선 사람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단어가 콤플리케이션입니다. 직역하면 복잡함이라는 뜻이지만, 시계학 안에서는 시침과 분침과 초침을 넘어선 모든 추가 기능을 지칭하는 전문 용어로 쓰입니다. 잔 안에서 바늘이 도는 단순한 풍경 뒤에 숨겨진 수백 개의 부품과 그 부품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우주. 이 우주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의외로 다섯 개의 기본 기능을 익히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한정된 시간을 음미하는 다른 방식은 프라이빗 스크리닝의 관전 미학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A watch does not tell time, it keeps it”
1. 데이트와 데이데이트, 가장 친숙한 동반자
대부분의 기계식 시계 다이얼 한 구석에 작은 창이 있고, 그 안에서 숫자가 천천히 회전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매일 사용하는 기능, 바로 데이트 콤플리케이션입니다. 여기에 요일까지 표시하는 기능을 더하면 데이데이트가 됩니다. 1956년 롤렉스가 처음 선보인 데이데이트는 미국 대통령들이 즐겨 차서 프레지던트 워치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 Insider Note
- ✓ 단순해 보이지만 매월 말 자동으로 날짜가 바뀌도록 설계된 기계는 정밀합니다
- ✓ 빅데이트(Big Date)는 두 개의 디스크를 사용해 숫자를 크게 보여주는 변형입니다
- ✓ 포인터 데이트는 중앙에서 뻗은 가는 바늘이 다이얼 가장자리의 숫자를 가리키는 방식입니다
2. 크로노그래프, 손목 위의 스톱워치
측면에 있는 두 개의 푸셔, 다이얼 위의 작은 보조 다이얼들. 이 모습이 보이면 그 시계는 크로노그래프입니다. 항공기 조종사와 자동차 경주의 출발선에서 발달한 이 기능은 일반 시계의 시간 측정과 별개로 짧은 순간을 측정합니다. 첫 푸셔를 누르면 시작, 다시 누르면 정지, 두 번째 푸셔는 리셋. 단순해 보이는 이 동작 뒤에는 수십 개의 톱니바퀴가 동시에 맞물리는 정교한 메커니즘이 숨어 있습니다.
Fondation Haute Horlogerie의 콤플리케이션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크로노그래프 안에서도 플라이백, 라트라팡트(스플릿 세컨드) 같은 변형들이 존재합니다. 플라이백은 한 번의 푸셔 동작으로 정지와 리셋과 재시작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조종사가 비행 중 손이 바쁜 상황에서 빠르게 다음 구간 시간을 재기 위해 발명되었습니다.
3. GMT와 듀얼 타임, 두 시간을 동시에
자주 출장을 가거나 해외에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두 개의 시간대를 동시에 봐야 할 때가 많습니다. GMT 시계는 다이얼 중앙의 일반 시침과 분침 외에 24시간 스케일을 따라 도는 별도의 바늘 한 개를 더 가집니다. 이 바늘은 본국 시간을 가리키고, 일반 시침은 현지 시간으로 맞추는 방식입니다. 24시간 스케일이라 낮인지 밤인지를 색깔로 구분하는 디자인이 많아, 잠깐 시계를 보는 것만으로 본국이 지금 어떤 시간대인지 알 수 있습니다.
월드 타이머는 한 단계 더 나아가 24개 시간대를 한 번에 보여줍니다. 다이얼 가장자리에 24개 도시 이름이 적힌 디스크가 있고, 그 안쪽으로 24시간 스케일이 회전합니다. 베르나르드 골레이가 1930년대에 만든 디자인이 지금도 거의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4. 문페이즈, 시계가 품은 작은 천체
다이얼 한쪽에 작은 창이 있고, 그 안에서 별이 박힌 짙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달이 천천히 차고 기웁니다. 문페이즈 콤플리케이션입니다. 실용성으로 따지면 가장 사치스러운 기능이지만, 시계 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능 중 하나입니다. 항해와 농경을 위해 달의 위상을 알아야 했던 옛 시대의 흔적이 21세기 손목 위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셈입니다.
달은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29.5일이 걸립니다. 이 주기를 기계적으로 정확히 구현하려면 톱니바퀴의 비율을 정밀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문페이즈는 약 122년에 하루 정도 오차가 생기지만, 정교한 천문 문페이즈는 1027년에 하루 오차로 설계된 모델도 존재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는 절대 보정할 일이 없는 시계가 손목 위에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우아한 농담입니다.
5. 투르비용, 중력에 맞서는 회전 케이지
다이얼 6시 방향에 동그란 창이 있고, 그 안에서 작은 케이지가 천천히 회전합니다. 투르비용은 1801년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특허를 받은 메커니즘으로, 회중시계 시절에 중력이 일정 자세에서 만들어내는 오차를 평균화하기 위해 발명되었습니다. 손목시계 시대에 들어와서는 그 정확성보다는 시계 제작자의 기예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 손목시계 안에 투르비용을 넣으려면 백 개가 넘는 미세 부품을 수공으로 다듬고 조립해야 합니다. 그래서 단순 투르비용 모델만으로도 가격이 수만 달러대에 형성됩니다. 다축 투르비용, 플라잉 투르비용 같은 변형이 등장하면서 가격대는 더 높아집니다. 다만 투르비용을 단순히 비싼 장식이라고만 부르기에는 그 안에 담긴 218년의 시계학 역사가 너무 큽니다.
6. 입문자를 위한 작은 조언
처음부터 그랜드 콤플리케이션이라 불리는 최상위 모델을 넘볼 필요는 없습니다. 단순한 데이트 모델부터 시작해 자신이 어떤 기능에 가장 끌리는지 천천히 발견해 가는 편이 좋습니다. 자주 출장 다니는 사람에게는 GMT가, 사진 촬영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크로노그래프가, 천문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문페이즈가 더 깊은 만족감을 줍니다. 시계는 결국 사용하는 사람의 일상에 녹아들어야 의미를 갖는 도구입니다.
고급 시계는 한 번 사면 평생 가는 물건입니다. 처음 살 때 충분히 시간을 들여 매장에서 직접 만져보고, 손목에 차보고, 무게감을 느껴보시기를 권합니다. 자기 손목 위에 어떤 작은 우주를 들여놓을지 고민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이미 콤플리케이션 워치의 첫 번째 매력을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비슷한 결의 큐레이션을 원하신다면 Insider Circle 시리즈 다른 글도 함께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다섯 가지 기본 기능을 익혔다면 이제 살롱의 문턱은 넘은 셈입니다. 그 안쪽 깊은 곳에는 미닛 리피터, 페르페추얼 캘린더, 이퀘이션 오브 타임 같은 더 복잡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문자가 서둘러 안쪽으로 들어가려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섯 개의 문을 충분히 즐기고 나면, 다음 문은 자연스럽게 열리게 되어 있다고 시계학자들은 입을 모아 말해왔습니다.